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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인도

인도 신성함의 끝판왕 레 곰파 투어

자고 일어나니 고산병이 싹 나았다. 디스킷 곰파의 감동을 잊지 못해 곰파 투어에 나섰다. 하루 동안 최대한 많은 곳을 돌고 싶은 욕심에 스쿠터를 빌렸다. 곰파 투어는 레를 기점으로 인더스강 상류와 하류로 나눌 수 있다. 하류에는 쉐이, 틱세, 헤미스 등이 있고 상류에는 스피톡, 알치 등이 있다. 일단 가까운 하류로 향했다. 광활한 벌판을 달리니 기분이 좋았다.

 

틱세 곰파 가는 길 여행 묘미 만끽

 

틱세 곰파로 향하는데 틱세 마을 잔치를 볼 수 있었다. 낯선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줬다. 전통 복장을 한 남자 어른들은 활 쏘기를 하고 있었다. 가운데 원을 맞히면 풍악이 울렸고 상품도 줬다. 도전해보라고 하는데 쑥스러워 사양했다. 여성들은 이를 관람하며 자리에 앉아 음식을 드시고 계셨는데 자신들의 음식을 선뜻 내주셨다. 라다키 짜파티는 인도 자파티보다 훨씬 두터웠고 차는 짜이인 줄 알았는데 소 젖으로 만든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환대와 함께 점심 한끼를 해결했다. 여행의 묘미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웅장한 건축물, 역사적 예술품을 보는 것 보다도 이런 낯선 이의 따뜻함과 친절 속에서 여행의 참맛을 깨닫는 것 같다.

틱세 곰파는 틱세 마을 한복판에 우뚝 솟아 있다. 거대한 바위산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는 티베트 사원으로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엽서 같은 풍경을 자랑했다. 실제로 엽서에 자주 등장한다. 틱세 곰파 내 부처님도. 부처님도, 건물 풍경도 다 멋있었지만 틱세 곰파가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티베트 스님이 만다라를 만들고 계셨기 때문이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물감이 아니라 색색의 모래로 만다라를 만드는데, 이를 만드는 광경은 장관이라 할 만하다. 모든 집중력을 쏟아 부어 작품을 만드는 데 깨달음을 향한 하나의 종교의식이다. 눈앞에서 그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한국에서 먼발치서 한 두 번 본 적 있었는데 유서 깊은 곰파에서 그것도 바로 눈앞에 이를 보다니 정말 운이 좋았다. 항상 여행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더 큰 감동을 받는 것 같다. 판공초에서는 실망했지만 디스킷에서는 황홀했던 것처럼 말이다. 틱세도 마찬가지다.

 

헤미스 곰파 박물관서 곰파 벽화 이해

 

헤미스 곰파로 향했다. 고속도로가 아닌 인더스 강변을 따라 이어진 작은길로 갔더니 참으로 아름다웠다. Stakna Gompa도 들렸다. 곰파는 티베트어로 조용한 곳을 뜻한다고 한다. 헤미스 곰파는 산 중턱에 숨어 있었다. 멀리서는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다. 박물관이 한 몫했다. 그간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곰파 내 벽화에 대한 설명이 한가득이었다.. 설명이 영어로 돼 머리에서 쥐가 나는 듯했지만 다 읽어봤다. 박물관에서 영어공부라니. 거의 1시간 넘게 있었다.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산사는 참으로 고요했다. 운치를 조금 더 즐기고 싶었지만 해가 질까 무서워 마음이 바빠졌다.

 

쉐이 궁전과 쉐이 곰파 일몰

 

마지막으로 쉐이 궁전과 쉐이 곰파를 방문했다. 궁전이라 말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훼손되어 있었다. 분명 냠갈 왕조도 번창했을 때가 있었을 텐데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곰파 내 초를 켜놓은 공간은 하도 초를 많이 켜 더울 지경이었다. 또한 그을음이 하도 그 위에 글씨를 남길 수도 있었다. 한글로 몇 자 적어 볼까 하다 어글리 코리안이 될지도 몰라 참았다. 쉐이 곰파 법당은 진짜 작은데 그 안에 초대형 부처님이 자리하고 계셨는데 살짝은 갑갑해 보이셨다. 쉐이 왕궁과 곰파를 둘러보니 나오니 노을이 지고 있었다.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레로 돌아가는데 정말 만화처럼 냄새에 이끌려 오토바이를 운전했다. 염소 꼬치 구이가 나타났다. 한 꼬치 50루피. 핵존맛이란 표현을 쓰고 싶었다. 그 비싼 탄두리보다도 맛있었다. 두 꼬치로 저녁을 해결했다. 오전 10시에 빌렸는데 거의 하루 꽉 채워 밤 9시에 반납했다.

 

 

인도여행 Tip

1. 신호등이 없기에 오토바이 밤에 타는 것 위험

2. 오토바이 렌트 우리나라 면허증으로도 가능 하루 1000루피

 

틱세 마을 축제
틱세 곰파
헤미스곰파
헤미스 곰파 가는 길
쉐이곰파
길거리 염소 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