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둥라 MTB 다운힐을 마치고 마날리로 떠나려 했다. 정말 모든 방안을 다 강구했지만 목요일 밤 레에서 마날리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먼저 로컬 버스는 낄롱까지 밖에 안 가는데 그마저도 미리 예매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 버스 스탠드에서 만난 인도 현지인조차도 어제부터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이유는 간단했다. 레에서 마날리로 가는 로컬 버스가 1대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출발도 새벽 3시다.
발을 동동 구르던 인도 현지인과 함께 셰어 택시를 알아봤다. 가격이 인당 2000루피였다. 앞자리는 2500루피. 출발 시간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고 사람들이 모이면 출발하는 방식이었다. 인도 현지인과 함께 있어 그 가격이었지 여행사를 통해 알아본 택시비는 거의 배로 비쌌다.
정부가 운영하는 버스는 월, 수, 금 밤 6시에 출발한다. 가격은 1800루피. 외관은 로컬 버스와 별 차이가 없는데 너무 비싸 고민이 됐다. 택시를 타고 가는 게 낫지 않나 싶었는데 6시가 넘으니 마날리로 향하는 택시가 한 대도 없었다.
최후의 수단으로 마날리로 향하는 고속도로 인근 주차장에 찾아가 차편을 알아봤다. 하지만 밤이 깊어 떠나는 차량이 없었다. 내일 날이 밝자마자 오라 했는데 가격이 후덜덜했다. 3000루피.
거의 한 4시간 동안 아는 여행사는 다 돌아 다녀보고 버스 스탠드도 2번 왕복하고 차를 얻어 타고 마날리 고속도로 주차장도 가보고 정부 버스 예매 대행사도 가보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본 후에야 마날리 행을 포기했다.
어떤 일을 포기할 때는 정말 모든 것을 다 해 본 뒤에 그만둬야 속이 후련한 것 같다. 과연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꿈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쉽지는 않을 듯하다.
마날리로 가겠다고 하루 종일 가방을 들고 다녔다. 아무리 가벼워도 어깨에 무언가를 짊어지고 다닌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무계획의 대가가 참으로 컸다. 돌아다니면서 정부 버스가 최선이란 사실을 알게 돼 다음날 눈뜨자마자 가서 예매했다.
선행의 이유
마날리로 가는 것을 저녁 내내 자기 일처럼 도와준 라다키 친구가 있었는데 선행을 베풀면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남을 돕는다고 했다. 인도 여행에서 도움을 줬던 대다수 현지인들이 비슷한 말을 했다. 사실 선행 언제 베풀었는지 기억도 안났다. 그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참 많이 부끄러웠다.
인도여행 Tip
1. 레에서 마날리로 갈 수 있는 버스는 2대.
매일 새벽 3시에 출발해 낄롱까지 가는 로컬버스 1대와 월,수,금 밤 6시에 출발해 마날리까지 가는 정부 버스 1대
2. 어차피 딱히 계획이 없어 마날리를 못 가면 스리나가르라도 가려했는데 스리나가르행 버스는 낮 2시에 출발
버스 스탠드에서는 매일 운행한다 했지만 2022년 8월 5일 기준 월~금까지만 운행
3. 2022년 8월 5일 기준 밤 버스 추움
P.S. 오토릭샤 간접 체험하기